남편과 연애하던 시절, 남편이 종종 물었다.
"선물로 가방 사줄까?"
"무슨 브랜드 가방 좋아해?"
그 질문에 딱히 대답할 말이 없었다.
왜냐하면 난 명품가방에 흥미도 없었고, 그게 좋은지도 몰랐고, 그래서 어떤 브랜드가 좋다는 취향 자체가 없었다.
"나는 그런 거 말고 다른 거 사줘"
"어떤 거?"
"나는 집 사줘. 아니면 땅도 좋아!"
"차라리 가방을 사달라고 해............."
이런 말도 안되는 대화를 하며 연애를 하다가 결혼을 했고,
신혼집은 내가 20대에 사놓은 집으로 했다.
오래된 아파트였지만, 일에 찌들어 살던 20대 후반 어느 날 밤.
나의 생일을 맞이하여 나를 위한 생일선물로 샀던 아파트였기에 의미가 있는 곳이었다.
퇴근 후, 밤에 부동산으로 달려가 덜컥 계약해버린 그 아파트가 그렇게 우리의 신혼집이 되었다.
오래된 아파트였기에 약간의 리모델링이 필요했지만, 인테리어를 위한 지출을 크게 할 생각은 없었다.
도배/장판/폴딩도어 요렇게 세 가지 했다.
폴딩도어는 오래된 베란다를 교체하는 비용이 너무 비싸서, 대안으로 생각한 것인데 만족도가 아주 높았다.
외부소음과 바람을 완벽하게 차단하고, 보기에도 이뻤다.
요즘도 종종 남편이 묻는다.
결혼기념일, 생일선물로 갖고 싶은 거 있음 말하라고. 아님 백화점 갈까?
백화점은 피곤하니깐 됐고, 선물로 땅을 하나 사줬음 좋겠다고 대답했다.
남편은 여전히 이해할 수 없다는 표정이지만, 이제는 어떤 땅이 갖고 싶어? 라고 묻는다.
그런데 아직 땅을 몰라서 답을 잘 못하겠다.
그냥 막연히 갖고싶은 것이다.
마치 본능과도 같다. 내가 밟고, 뛰고, 방울토마토랑 고구마 심고 먹을 수 있는 그런 땅.
그런데 이왕이면, 도로에서 가깝고 준주거지역이면 좋겠다.
코너자리여도 좋다.
개발가능지면 좋겠다.
하아... 남편은 나에게 이런 땅을 선물로 사줄 수 있을까.
내가 원하는 선물을을 주면 참 좋을텐데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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